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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vs 해외 기업 고객가치 차이

연초 주식시장 요동치는 원인을 다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기대하락이라고 한다.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다른 시각으로 보면 저가 스마트폰과 비교해서 삼성 갤럭시를 반드시 구매하는 하는 고객가치명제(Customer Value Proposition)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작년 한 해 국내차 100만여대 수입차 1 BMW 3만대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만 보면 당근 국내차가 잘 나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고객이 느낀 가치는 더 이상 국내차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이 집으로 배달해서 받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공장 박물관 견학-고급 식사-출고 과정 즐거음을 위해서 독일 BMW 현지 출고장까지 가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소식을 보면 3만대 실적이 더욱 더 큰 가치를 느끼게끔 한다. 삼성전자 갤럭시를 사기위해서 전날부터 줄을 길게 늘어선 광경을 우리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면 연초 주식시장 같은 폭락현상이 언제든 다가올런지 모르겠다.

특히 2014년 초 BMW가 영종도에 70억을 들여서 드라이빙 센터를 만든다고 하니, 이러한 우려가 결코 우려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 더욱 걱정된다.

 경제 기자에게 우울한 뉴스 1번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이다. 위기 운운할 정도로 나쁜 건 아니다. 일회성 지출 급증을 두고 이익 증가 속도를 조절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래도 ‘너만은’이라고 기대했기에 생각이 복잡하다. 부진 원인에 대한 분석은 중저가 제품 득세로 삼성 폰의 입지가 줄었다는 쪽으로 모였다. 그런데 이건 업계가 모두 아는 경향성이다. 세계 1류라면 모두의 고민에 나만의 답을 낼 수 있어야 했다. 현상적으로 삼성 제품은 ‘그래도 살 수밖에 없는 그 무엇’까지는 못 갔다는 얘기다. 삼성이 더 많이 팔아도 애플을 더 쳐주는 이유다.

 한국 대표 선수들은 대체로 이 언저리에 서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109만여 대를 팔았다. 수입차 판매 1위 BMW는 한국에서 3만여 대를 팔았다. 그러나 109만 대보다 3만 대가 더 많아 보인다. 새 가치를 만들고, 새 해법을 내놓았느냐는 관점에서다. 예컨대 이런 것들이다. 고객의 집까지 차를 가져다 주는 서비스, 국내 업체들이 열심히 하는 일이다. 그러데 BMW 구매자 일부는 독일 뮌헨의 공장까지 차를 가지러 간다. BMW는 뮌헨 본사에 ‘BMW벨트’라는 차량 출고장을 만들었다. 현장 인수를 신청한 고객이 3층에 서 있으면 공장에서 갓 나온 따끈따끈한 차가 투명 엘리베이터에 실려 나온다. 공장·박물관 견학, 고급 식사 등은 덤이다. 이렇게 차를 가져간 사람의 70%는 다시 BMW를 산다. 심지어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도 온다. 물건이 아니라 문화와 재미를 즐기기 위해서다. 모든 게 차가 아닌 BMW라는 브랜드를 소유한 자부심으로 쌓인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옆에는 공사가 한창이다. 축구장 33개 규모의 BMW의 드라이빙 센터다. 경주 트랙과 체험 공간, 안전교육장 등을 갖춘 자동차 테마파크다. 700억원을 들였고 7월 문을 연다. 연간 20만 명이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출국 때 맡기고 귀국 때 찾아가는 수리 서비스도 한다. BMW는 “올해 업계를 들썩이게 할 프로젝트”라고 자신한다. 연간 100만 대를 팔아 온 한국 기업이 여태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건 아쉽고 안타깝다.

 지난해 기업은 사회공헌을 열심히 했다. 그러나 존경받진 못했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사회 기여의 최대치는 새로운 가치 창조와 난제의 해결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 점에서만큼은 기업이 가장 진보적인 집단이어야 한다. 오래 회자되는 기업 신화도 대체로 이와 관련된 것들이다. 유조선으로 바다를 막아 간척지를 완성했다는 식의 얘기 말이다. 그게 사회에는 카타르시스를 주고, 기업에는 브랜드 가치로 쌓인다. 쉽지 않은 길이다. 정상 직전의 마지막 몇 발은 더 그렇다. 그래도 껑충 뛰어줬으면 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트위터 새해 인사로 응원을 대신한다. ‘으라차차차차차차차차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