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gital Convergence

아이폰 드디어 출시.. 까다로운 한국 고객을 만족시킬 것인가


컴퓨터 1세대인 한글과 컴퓨터 창업자인 이찬진 사장이 아이폰을 제 2의 부인으로 삼겠다는 말이 블로그에 회자 되면서 아이폰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과연 아이폰이 기존 삼성,LG 등 글로벌 휴대폰 시장 2,3위를 지닌 한국기업과 경쟁력과 구글, My space 등 내로라 하는 글로벌 서비스등이 한국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해서 실패한 사례를 볼 때 과연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는 사업자인 KT와의 제휴로 Apple 특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제한 밖을 수 밖에 없을텐데, 오히려 이러한 부분을 국내 소비자와 사업자들이 어떻게 해결해 나아갈 것인가가 향후 휴대폰 및 애플리케이션 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든다. `l`

 지난 1년간 ‘나온다’, ‘안나온다’를 반복해오던 애플의 아이폰이 드디어 이달 28일 출시된다.

아이폰은 지난 1년간 KT가 KTF 시절부터 국내시장에 도입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지만 위피로 대변되는 제도적 장벽과 환율문제, 이통사와 애플의 협상 난항으로 1년여를 끌어왔다.

관심이 높았던 사안인 만큼 아이폰이 국내 이동통신 및 휴대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아이폰은 KT의 독점공급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때문에 1~2위 이통사업자의 경쟁구도와 삼성전자와 애플의 경쟁구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관전 포인트다.

우선 아이폰의 도입이 낙후돼있는 국내 무선데이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이폰 도입 논의가 국내 무선데이터 요금 구조 등에 다소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이동통신 2위 사업자인 KT가 1위로 도약하기 위해 무선데이터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선정해 놓은 상황에서 아이폰은 촉매제로서의 역할에 불과할 전망이다.

아이폰 전용요금제를 살펴보면 아이폰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요금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 줄 수 밖에 없다. 가장 싼 요금제인 i-라이트가 월 4만5천원이고 i-프리미엄은 월 9만5천원에 달한다.

KT의 평균 가입자당 이동통신 매출이 3만5천원 수준인 상황에서 가장 싼 요금제가 4만5천원이라는 점은 소비자 부담이 상당함을 의미한다. 음성 무료 통화 무선데이터 200분에 무선데이터는 500MB 수준에 불과하다. 물론, 와이파이에서는 데이터 접속이 공짜지만 1GB에 6천원인 LG텔레콤의 OZ와 비교하면 가격차이가 상당하다.

또한 아이폰의 앱스토어가 방대한 애플리케이션을 자랑하지만 정작 아이폰은 국내 시장에 특화돼 있는 DMB는 물론, 이통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위피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은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된다. KT가 야심차게 선보인 홈FMC 대상도 아니다.

또한 SK텔레콤을 비롯한 경쟁사 가입자를 어느 정도 유치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이미 SK텔레콤은 기존 가입자에 대한 혜택 강화에 나섰다. 기존 가입자에 대한 기기변경 혜택을 신규 가입자에 준하는 수준으로 책정해 아이폰으로 인한 가입자 이탈을 적극적으로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의 자금력을 감안하면 SK텔레콤 가입자 유치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자체 OS의 부재, 애플리케이션의 부족 등의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국내 제조사의 휴대폰이 스펙 측면에서 아이폰에 밀리지 않고, 오히려 국내 상황에 특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아이폰과 국산 휴대폰 간의 경쟁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1년간 아이폰이 세간의 이슈로 자리잡았지만 찻잔속의 태풍에 머무를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을 독점 공급하는 KT 역시 아이폰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아이폰이 국내 이통시장을 단숨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KT 관계자는 "아이폰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무선데이터나 단말기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폰의 출시가 국내 이통사나 휴대폰 제조사에 긴장감을 심어 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SK텔레콤이 기존 가입자 혜택 강화를 비롯해 국산 휴대폰도 더 이상 스펙다운 논란이 과거처럼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